소나무의 산행기

-* 수락산 나 홀로 산행 *-

paxlee 2006. 7. 22. 19:24

 

                                  수락산 나 홀로 산행

 

오늘은 토요일인데, 시간이 있어서 산에나 다녀와야겠다고 하였드니, 그럼 산에 가는 길에 수락산 시립양로원에 김치 좀 갔다주라고 하여 김치통을 들고 10시쯤 집을 나섰다. 버스를 타고, 전철 7호선을 타고 가다가 수락산 역에서 내려 시립양로원까지 가는데, 등산객들이 일요일을 착각 할 정도로 많은데 놀랐다. 주 5일제가 되어 레져 인구가 늘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으나, 이렇게 등산객이 많을 줄은 몰랐다. 토요일 일하는 사람들과 쉬는 사람들의 차이가 잘 사는 선직국의 현상인가 보다.

 

개울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수목이 우거져 그늘은 시원하고 맑은 개울물이 넘쳐 흐르고 있다. 김치통이 제법 무겁다. 이손 저손에 번갈아 바꾸어 잡으며 올라갔다. 보통 때는 택시가 양로원까지 올라가는데, 토요일과 주말, 그리고 공휴일에는 택시가 올라가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은 그 수고가 내 몫이 되었다. 양로원에 도착하니 11시다. 김치를 전해주고 11시 10분쯤에 산행을 시작하였다. 오늘은 계곡길을 따라 올라가 깔닥고개을 넘어 깔닥고개 위 쉼터에서 잠시 쉬었다가 출발하였다.

 

수락산 깔닥고개는 경사도 급하지만 돌 계단길이 발길을 지치게 한다. 그래도 7호선 수락산역이 이곳에 설치된 후 이 계곡길이 수락산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오르는 길이다. 여기서 부터 수락산 알릉길은 다리 힘보다는 팔 힘이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코스이다. 계속되는 암벽길에 설치되어있는 와이어 철책을 잡고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가야 한다. 독수리바위 쯤 오르면 산하의 계곡과 능선의 전경이 아름답고, 도솔봉의 암봉이 멋있게 손짓을 한다. 하강바위의 위용도 수락산의 암벽을 자랑하고 있다.

 

이 암벽길을 오르다 보면 어려움을 느끼며 힘들게 올라가야 하는 곳이 도사리고 있어 언제나 지체를 하면서 오르는 길이다. 상계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금호아파트 뒤로 오르는 길은 능선길이어서 처음 첫 코스만 오르면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산행하기에 아주 편하고 한가한 코스이다. 그리고 7호선 종점 장암역에서 오르는 코스도 경사가 급하지만 가장 오르는 길이 짧아서 많이 이용한다. 그리고 수락산의 진 면목을 보려면 4호선 당고개역에에서 청학동가는 마을버스를 타고 가다가 마당바위 앞에서 오르는 코스가 있다. 

 

마당바위 코스를 오르다 보면 수락유원지를 지나 수락산이 자랑하는 옥류, 은류, 금류폭포가 장관을 이룬다. 내원암에서 시작하는 금류폭포는 이 산이 수락산임을 실감나게 해 준다. 그리고 수락산을 종주하려면 의정부 장암동 주공아파트 앞에서 시작하는 코스가 가장 긴 코스이다. 산 봉우리를 두어개 넘어 기차바위 또는 홈통바위를 오르는 코스에도 거대한 암벽앞에 수락산의 또 다른 모습을 경험하게 된다. 수락산 기차바위는 한 쪽에 치우쳐 있어 수락산을 산행하는 많은 사람들도 마음먹고 찾아가야 만날 수 있다.

 

독수리 바위에서 다시 출발하여 오르는 길도 바위와 바위의 연속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올라온 길 보다 더 힘들게하는 코스인지도 모른다.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땀을 흠뻑 흘리며 올라서면 드디어 철모바위 앞에 설수 있다. 숨을한번 돌리고 저 만큼 바라보이는 수락산 정상 향로봉을 향해 올라가는데 별로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정상에는등산이 많이 분비고 있었다. 바위에 걸터앉아 쉬면서 수락산 뒤쪽 경기도 방면을 바라보면 산과 산 사이에 어김없이 아프트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산 보다 높이 솟아 오른 아파트는 모양새가 재로이다.

 

정상에 12시 45분 경에 도착하여 아직 배가 고프지 않아 점심은 내려가다가 먹기로 하고, 1시 쯤에 하산을 시작하였다. 산행을 하다보면 능선과 계곡의 조화가 가장 아름답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경관 또 한 시야의 폭을 넓혀주고, 눈에 보이는 것에 아웅다웅한 어제와 오늘의 반성이 가슴의 포용력을 키워준다. 그리고 땀을 흘린 만큼의 수고의 댓가를 이렇게 보상받는 산행의 진정한 의미를 한번 더 되 새기면서 오늘도 정상에 설 수 있는 힘과 자부심을 확인하며, 자신의 건강을 체크해 보는 산행은 심신의 단련에 더 좋을 수가 없다.

 

하강바위를 돌아 치마바위에 앉으니 바람이 시원하다. 여기서 점심을 먹고 서서히 능선길을 내려왔다. 혼자서 산행을 하면 여유가 있고 산과 나무와 바위와 맑은 물과 야생화와 대화를 하면서 서서히 걸을 수 있어 좋은데, 점심시간에 혼자 외톨이로 식사하는 시간이 가장 싫다. 늘 산행을 하면서 산 새소리가 그립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요즘은 산에 새가 살지 않는 지 적막하기 까지 하다. 바람이 나무 잎새를 흔드는 소리, 비가 올때 비가 나무잎과 대화하는 소리는 음악소리처럼 귀를 기울이게 한다. 산에 산 새가 살지 않는 이유는 뭘까?

 

오늘은 도솔봉 삼거리에서 어느 처사가 나무로 피리를 만들어 걸어놓고 (하나에 만원) 구성지게 피리를 불어주어 그 긴 여운이 오래도록 심금을 울려주었다. 내려오다가 물병에 물이 떨어져 구암약수터에서 물을 체워 돌아오는데 이번에는 산 능선에서 하모니카 소리가 발길을 멈추게 하였다. 이렇게 음악소리는 우리의 심금을 울리고 산행의 피로를 풀어주기 한다. 무겁게 발길을 옮기는 산행의 발자국을 훨씬 가볍게 해 주는 음악소리가 있어 오늘 수락산 산행은 긴 여운을 남기게 하여 주었다. 집에 도착하니 오후 4시가 다 되었다.    


 

                                    -* Carpenters의 Yesterday once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