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북한산 숨음벽 능선 *-

paxlee 2006. 7. 31. 13:47

 

                                     북한산 숨은벽 능선

 

산행일시 : 2006년 07월 30일 오전 09시.
모임장소 : 전철3호선 불광역 5번출구, 시외버스 터미널.
산행회원 : 고니님, 일랑님, 민들레님, 청산님, 늘푸른님, 그린님, 영식님, 소나무.

               [4050 정다운산악회/번개대장:영식님]
산행코스 : 밤골매표소-밤골과 사기막길이 만나는 안부-숨은벽 능선-숨은벽 대슬랩아래-좌측

               우회길(인수봉 계곡길)-인수봉 안부(점심식사/오후 1시 20분)인수대피소-하루재-

               백운2매표소 능선길-금강집(우이동)에서 뒤풀이.

 

     

                    - 함께 산행한 여덟명의 단체 사진 -

 

아주 오랜 만에 영식님이 북한산 번개산행 리드를 하여 준다고 하여 반가운 마음으로 산행에 참여를 하였다. 오늘은 모임장소가 불광역이 아니고, 시이버스터미널 의정부행 34번 버스승차장이어서 불광역 5번 출구를 나와서 터미널로 걸어가다보니 영식님이 앞서가기에 열심히 따라가는데, 누군가가 어깨를 건드리기에 고개를 돌려보니 그린님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어디를 가느냐고 하였드니 역에서 몇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면서 다녀 오겠다고 하여 헤어져 터미널로 걸어갔다. 가다보니 늘푸른님을 만났다. 8시 20분 쯤에 도착하였는데, 아직 아무도 도착하지 않았다고 한다. 버스 승차장에 도착하니 영식님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움을 나누며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산행 신청을 한 모두가 도착하여 조금 기다리다가 9시 20분 쯤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떠났다. 종점에서 많은 승객을 태워 구파발역에 길게 늘어선 등산객들을 몇 사람 태우지 못하고 출발하였다. 조금 더 가다보니 은평 뉴타운 아파트 신축현장에는 아직 2층 3층을 올리고 있었다. 금년 가을 쯤에나 건물이 제 모습을 들어낼 것 같다. 북한산성 입구에서 승객의 거의 반 이상을 하차 시키고 우리는 밤골매표소 입구에서 내려 아직 밤 송이가 겨우 형성되어가는 길을 걸어서 올라갔다. 밤골매표소에 이르러 입장권을 구입하여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였다. 시계는 10시를 지나고 있었다.

 

     

                                 - 암벽길을 열심히 오르는 뒷 모습-

 

이곳 산행길은 숲이 우거져 그늘이 져 있지만 계속내린 장마비에 나무와 길이 젖어있고 맑고 맑은 시냇물은 우렁차게 소리를 치며 흐르고 있다. 개울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지루하게 이어지고 냇가를 몇 번이나 건너가며 우리는 쉬엄쉬엄 올라갔다. 오늘 새벽에도 비가 내려서 인지 하늘에는 구름이 짠뜩 뒤 덮여있고, 산에는 안개 구름이 산을 숨기고 있어 조금은 답답한 산행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기도 하였다. 길고 긴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등산객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계곡의 물소리를 멀리하면서 산길을 걸어서 사기막매표소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안부에 이르니 등산객은 더 많이 분비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부터는 능선 길이 급경사여서 구슬땀을 흘리며 올라가야 했다. 거의 70-80도에 가까운 경사길은 숨을 헐떡이며 올라가다가 바위 위에 전망이 좋은 곳에 올라서서 땀도 닦고 물도 마시고 과일도 나누어 먹으며 쉬었다. 산행은 걷기와 쉼을 반복하면서 정상을 향해 오르는 과정에 만나는 산 길은 계곡을 만나 맑고 맑은 청정의 물길에 잠기고 싶다는 유흑을 받기도 하고, 능선을 걸으며 흙 길의 부드러운 길에서 정감을 느끼고 바위와 암벽을 오르기도 하면서, 경사 길을 오르고 다시 내리막 길을 걷기도 하면서 계곡의 나무와 능선에서 만나는 나무들의 차이에서 나무도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구나 하는 감지를 하기도 한다.

 

          - 오랫 만에 만나 반갑다고 손을 꼭 잡은 영식님과 청산님 -

 

안개구름은 산을 감싸고 있어 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으나 산하의 계곡에는 푸른 나무들이 산을 형성하고 있는데, 곳곳에 거대한 바위가 수직으로 자리를 잡고있다. 소나무의 푸른잎과 잡목들의 푸른잎의 색이 구별되는 되는 것으로 보아 소나무가 의외로 많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서 부터는 암벽을 많이 만나게 된다. 오늘은 바위가 젖어있어 미끄러워 번개대장인 영식님이 가파른 암벽길에서는 우회를 하라고 하여 돌아가기도 하면서 우리는 다시 넓은 암벽에 올라 식사를 하고 가려고 둘러보니 좋은 장소는 다른팀이 차지하고 있어 조금 쉬었다가  다음 장소를 향해 올라갔다.

 

다시 걸어서 암벽위에 올라서니 숨은벽의 거대한 대슬랩이 눈 앞에 나타났다. 그 위쪽은 안개구름에 가려져 숨은벽의 그 위용은 전부 볼 수 없었으나, 안개낀 대슬랩의 모습은 더 경사가 가파르게 보였다. 오늘은 안전요원 두명이 숨은벽을 오르는 입구에서 통제를 하고 있어, 일부는 우쪽으로 백운대 골짜기로 오르고, 또 일부는 좌측으로 인수봉 계곡으로 오르고 있어 우리는 인수봉 골짜기로 향해 진행을 하였다. 이 길은 숨은벽의 허리길을 돌아 계곡에 들어서면 길도 없고 계곡을 따라 앙상하게 자리잡고 있는 바위들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오르다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 올려다 보니 설교능을 오르는 등산객이 보였다.

       - 오르지 못한 숨은벽 대슬랩앞에서, 뒤에 감시요원이 보인다. -

 

인수봉을 오르는 설교능은 숨은벽보다 더 난 코스인데, 안개가 덮인 젖은 암벽을 오르는 용기있는 릿지산행 전문인들의 모습을 우러러 보며 우리도 길도 없는 계곡을 올라갔다. 인수봉 안부의 하늘이 조금씩 보이는 지점에 이르니 등산객이 많이 다니지 않아 희미한 길이 다시 나타났다. 이곳 인수봉 계곡에는 북한산에서 유일하게 함박꽃 나무가 많다. 5월 중순쯤에 오면 함박꽃의 은은한 향기가 우리의 발길을 잡기도 한다. 서울 근교산행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함박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이곳은 산길이 험하고 찾아오기가 힘들어 등산객의 발길이 적은 곳이다. 그래서 함박꽃은 이곳에 자리를 잡았는지 모른다.

 

            - 숨은벽 능선에서 민들레님은 반가운 친구를 만나 한컷 -

 

인수봉안부에 오르니 바람이 시원하고 하늘이 조금 열리는지 밝아지고 있다. 백운대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면 그 언덕위에 전망도 좋고 점심식사를 하는 자리도 넓은 곳이 있는데, 몇 분이 이 계곡을 오르는데 너무 힘이 겨워 더 오를 수 없다고 하여, 길 옆에 넓은 바위에 둘러앉아 자리를 잡고 식사(1:20)를 하였다. 사진에서 확인 하듯이 산행의 점심식사는 언제나 진수성찬이다. 영식님이 준비한 과일주와 그린님이 가져온 막걸리를 한잔씩하고 여성회원들이 많이 준비를 해 온 맛있는 반찬을 서로에게 권하면서 맛있게 점심식사를 하였다. 후식으로 과일과 커피는 언제나 빠지지 않는다.  

 

    

                                   - 즐겁고 맛있는 점심식사 시간 -

 

산행의 즐거움에 이어 먹는 즐거움과 대화를 나누는 즐거움까지 하모니를 이루니 세상사의 시름을 잊고 오직 산에서 보고 느끼는 감동과 함께하는 님들과 신뢰를 쌓아가는 자리는 산처럼 자연처럼 순수함을 찾아가는 마음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 일주일에 한번 산행을 하므로 몸에 벤 스트레스를 풀수있고 삶에 활력을 받을 수 있는 산행이 인기를 얻으면서 늘어만 가는 산행인파가 자연에게는 부담을 주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한번 쯤 가져 볼만도 하다. 아무리 좋아도 지나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자연은 사람을 위해 존재하고 사람들은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진리는 변함이 없어야 한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북한산 폭포수 앞에서 -

 

이곳의 하산길도 물은 흐르지 않지만 계곡의 바위 사이사이를 돌면서 내려와야 한다. 내려오다 보면 인수봉에는 곳곳에 암벽타기 연습을 하는 팀들이 텐트를 쳐 놓고 무리를 지어 암벽을 오르는 모습도 구경하면서 내려왔다. 어느 만큼 내려오니 계곡에 맑은 물이 흘르고 있어 우리는 물에 발을 담그기도 하였다. 인수봉대피소에서 부터는 길이 나 있어 하루재를 향해 내려오는 길은 발 걸음을 안정시켜주었다. 하루재를 지나 내려오다가, 우리는 도선사 시멘트길의 지루함이 싫어 좌측 능선길로 들어섰다. 이 능선길은 지루하지 않고 바위가 많지 않아 흙길을 걸으며 내려오는 낭만이 있어 우리는 이 길을 선호한다.

           - 여성 회원들과 번개대장님의 머리에는 인공 뿔이 났나봐 -

 

하산길에 금강집에 전화를 하여 한방오리를 예약 해 놓고 내려왔다. 할레루야 기도원 앞쪽 백운대2매표소를 내려와 금강집에 들리니 아직 조금 더 기다려아 한단다. 우선 소주와 맥주를 시켜 마시면서 기다리다가 푸짐하게 차려내 온 한방오리 백숙을 중복의 건강식으로 포식을 하였다. 산행은 처음 만남이 조금은 서먹서먹 하지만 한번 만나 얼굴을 익혀 놓으면 그 다음 만남은 백년지기의 친구가 된다. 산행은 사회의 지위고하를 묻지 않으며, 나이에 연연하지 않고 산행에서 보여주는 그 사람의 진실된 언어와 행동에 의해 산행의 동료가 된다. 오늘도 힘든 코스를 무사히 함께 산행 해 준 님들과 영식님에게 감사를 드린다.   


* 김연숙님의 목로주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