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산행기

-* 도 봉 산 *-

paxlee 2006. 8. 21. 20:41

 

                                  도 봉 산

 

산행일시 : 2006,08,20. 일요일 09시.
만남장소 : 전철 7호선 도봉산역하차, 청색버스 141, 142번 종점, 호돌이 만남의 장소.
산행회원 : 고니님, 방실님, 민들레님, 청정님과 외1명, 방이사자님, 그린님, 전복영님과 외1명,

               여왕의남자님, 소나무.
산행코스 : 도봉산매표소-천축사-마당바위-신선대-주봉능선-주봉(12시 중식)-오봉능선-오봉-

               송추남능선-여성봉-송추오봉매표소-꿩냉면.

 

    

                      - 도봉산 산행을 함께 한 정다운 님들, 마당바위에서 -

                

오늘은 오랜 만에 도봉산 산행을 하기위해 도봉산 입구 호돌이 만남의 장소에 모여서 함께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거북이님은 방실님과 같이 나왔다가 반갑게 인사만 나누고 방실님만 산행을 하였다. 얼마전에 가입하신 '여왕의 남자'님이 멀리 안양에서 참여을 하여 주셔서 무척 반가웠다. 청정님과 방이사자님도 함께하여 주셨으며, 고니님, 민들레님, 그린님, 전복영님은 열심히 산행하는 맴버이다. 청정님이 지인 한분과 함께 참석을 하였으며, 전복영님이 친구 한분과 같이 나왔다. 이렇게 모이니 오늘 산행은 11명이 도봉산을 오르게 되었다.

 

우리는 매표소 쪽으로 올라갔다. 입장권을 구입하여 산행을 시작(09:30) 하였다. 많은 등산객이 다락능선으로 오른다. 도봉산 산행은 이 길로 올라가야 도봉산의 참 보습을 보고 느낄수 있기 때문에 여기가 메인코스여서 항상 분비고 복잡한 등산로이다. 다락원 능선을 오르다 바위위에서 쉬면서 도봉산의 정상을 이루고 있는 자운봉(739.5m)과 만장봉, 그리고 선인봉의 웅장한 자태에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그러나 오늘은 등산객에 밀리고 지체되는 것을 벗어나 오봉을 지나 여성봉까지 산행하는데,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이 코스를 비켜서 마당바위로 해서 신선대로 오르는 코스를 선택하였다.

 

    

                        - 소나무 그늘에서 잠시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간식을 -

      

오늘은 날씨가 맑을 것으로 예상을 하였는데,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계속 올 비는 아닌것 같아 우비는 준비하지 않고 그대로 출발을 하였다. 하늘은 구름으로 덮혀있고 산 정상은 운무에 가려있다. 도봉산 계곡의 맑은 물길을 따라 올라가는 등산로는 생각 외로 한가한 편 이었다. 포장도로가 끝나고 바위가 길을 형성하고 있는 등산로는 처음부터 발길을 더디게 하였다. 그래도 구름이 해빛을 가리고 있어 덥지는 않았지만 땀은 줄줄 흘렀다.


오르다 보면 좌측으로 갈림길에 산행안내도가 서있고 그 옆에 천축사 안내 표지판을 따라 올라갔다. 

이 길은 다락원 능선으로 오른 등산객이 하산하는 코스중의 하나이다. 얼마동안 오르면 우측에 천축사 절이있다. 돌계단을 오르면 입구에 부처님의 불상이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다. 천축사는 신라 문무왕 13년(673)에 의상대사가 제자를 시켜 창건하고 사호를 석천암(石泉庵)이라 하였다. 조선조 태조 7년(1398) 태조가 함흥으로 행차시 도봉산 밑에 이르러 서기어린 만장봉을 바라보고 인도의 만장봉과 닮았다 하여 만장봉이라 이름하고 석천암을 천축사(天竺寺)라 부르도록 했다고 전하고 있다. 천축사는 도봉산의 만장봉과 선인봉 아래 자리잡은 절이다.

 

     

                  - 가입 후 첫 산행에 참여하여 준 여왕의 남자님 -

   

천축사를 오르다 보면 길 옆에 "천축사 가는 길"이란 시비가 서있다. "먼 산빛을 친구 삼아 / 도봉산에 오르면 / 천축사 가는 길은 열려있다. // 젊은 까치 소리에 눈웃음 치고 / 이름 모를 풀꽃에도 손길을 주며 / 한 걸음 한 걸음 산길을 걸으면 / 노래하듯 흘러내리는 맑은 물소리가 / 오히려 내 갈 길을 재촉하니 재미있다. // 도봉산을 품어 안은 / 천축사의 끝없는 도량을 향해 / 일상의 상념들을 날려보내면 / 근심은 바람 되어 맴돌다 사라진다. // 티끌 같은 몸뚱이에 자리잡은 / 바위 만한 욕심덩이가 /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되돌아보는 시간. / 천축사 가는 길은 / 언제나 감사한 마음으로 충만하다. //

 

산행을 하다보면 산 기슭 양지바른 곳에 자리 잡은 절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무심히 그냥 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절에 다니지 않는 사람이나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이라도 험한 산행을 하면서 머리숙여 마음으로 무사 산행을 빌고 산행하는 습관이 필요할 것 같아 천축사를 들렸다. 보슬비가 내리는 길을 향해 마당바위로 올라갔다. 오르는 길은 심하게 험하지는 않았지만 땀을 흠뻑 흘리며 올라갔다. 마당바위에 도착하여 땀도 닦고 물도 마시고 쉬면서 과일과 떡을 나누어 먹었다. 건너편 우이암은 아직 운무를 머리에 두르고 있었다.

 

     

             - 오봉을 넘어 상장능선 그 멀리 인천 앞 바다까지 -

 

좌측으로 불암산과 수락산도 운무에 쌓여 있고 정상은 구름위에 솟아 바다의 섬처럼 보이기도하였다. 우리는 다시 신선대를 향해 올라갔다. 여기서 신선대를 오르는 길은 경사가 급하고 바위가 길을 막고있어 돌고 돌면서 올라가야하는 길은 조금씩 힘들게 한다. 오르다 보면 선인봉의 빼어난 장엄한 암벽은 도봉산의 장쾌한 멋에 감동을 자아내게 한다. 그 수직의 암벽 사이에 소나무 한 그루가 외롭게 서서 푸르름을 뽐내고 있는 모습은 강인함을 전하면서도 애잔함을 느끼게 하였다. 왜 하필이면 그 암벽 사이에 뿌리를 박았을까? 

 

자운봉과 신선대 안부에 힘들게 오르면 신선대를 오르는 암벽에는 거의가 네 발로 기어서 오르거나 로프에 의지하여 올라간다. 자운봉과 만경봉, 선인봉은 일반 등산객이 오를수 없기 때문에 우리 등산객은 신선대가 도봉산의 정상이다. 그래서 모든 등산객이 신선대에 오르는데, 신선대 정상은 좁고 협소하여 항상 만원이다. 그래서 오래 머물수도 없다. 오늘은 대기가 맑아 인천 앞 바다가 가까이 보이고, 시야가 넓고 깨끗하여 도봉산에 오른 즐거움이 배가되어 주었다. 언제 설치되었는지 신선대 암벽사이로 하산하는 곳에 통행을 막는 가로막이가 설치되어 있다.

 

     

                  - 또 한분 정다운산악회의 새 식구 -

 

신선대를 내려와 주봉능선을 한가롭게 걸어서 주봉앞에 이르니 12시가 되어 주봉아래 장소를 잡고 자리를 폈다. 그린님의 시원한 막걸리와 청정님의 와인을 한잔씩하고 점심식사를 하였다. 언제나 그렇지만 산행보다 더 즐거움울 주는 것은 점심식사 시간이다. 모두가 한 자리에 둘러앉아 각자가 준비한 진수성찬을 나누어 먹는 시간은 화기애애하다. 식사가 거의 끝나고 과일을 먹고있는데, 다음 팀이 도착하여 장소대여를 부탁하여 우리는 서둘러 일어났다. 산행길에 올라와서 생각해보니 커피시간을 빼았기고 말았다.

 

우이암과 오봉이 갈리는 지점에서 오봉을 향해 몇 개의 작은 봉우리를 넘고 돌아서 오면서 우리가 지나온 곳을 돌아보니 신선대 정상에는 지금도 등산객으로 가득하고 높이 우뚝솟은 봉우리들이 도봉산을 자랑하고 있었다. 언제 보아도 어디서 보아도 그 장엄한 암봉들은 도봉산의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푸르름의 바다를 이루고 있는 넓은 계곡의 안정감과 빼어난 능선의 암벽이 굴곡을 이루며 도봉산의 산세는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오봉으로 이어지는 오봉능선 길은 그래도 암벽이 없어지고 부드러운 길이 안정감을 준다.

 

                   -  선인봉의 직벽 사이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강인한 모습 -

                  

오봉에 도착하니 역시 여기도 등산객이 많이 머물고 있었다. 2봉과 3봉에는 로프줄이 설치되어 유격훈련을 하듯이 줄에 매 달려 2봉에서 3봉으로 이동을 한다. 2봉까지는 갈수 있지만 오늘은 가지 않고 여성봉을 향해 내려갔다. 여성봉으로 하산길도 경사가 급하고 암벽에 부딪히면서 내려가야 한다. 그러나 경사길을 어느정도 내려서면 도봉산에서 가장 부드럽고 안정된 순수한 흙 길이 우리의 발길을 맞이한다. 맨 발로 걸어도 좋을 만한 편안한 길이 전개된다. 여성봉앞에 도착하면 여성봉을 오르는 암벽길은 짧지만 경사가 만만치 않아 처음 오르는 분들에게는 어려움을 안겨주기도 한다.

 

여성의 신체 부위를 닮았다 하여 여성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봉우리에 올라서면 오봉의 멋이 풍기고, 북한산 상장능선이 정답게 다가선다. 북한산의 삼각봉우리는 하늘을 받치고 있다. 우리는 여성봉에서 냉커피를 만들어 시원하게 마시고 쉬다가 송추쪽으로 하산을 하였다. 내려 가다가 계곡물에 발을 담그자고 하여 희미한 길이 있기에 우측으로 들어서서 내려오다 보니 길이 없어 다시 올라갈 수도 없어 그냥 물도 없는 계곡을 따라 내려갔다. 낙엽이 쌓인 곳에서는 발이 빠지기도 하고 돌과 바위를 지나는 길 없는 길을 해메며 내려오니 송추 식당촌에 도착하여 계곡물이 깨끗하지 않아 발도 담그지 못하였다.

 

                      - 도봉산의 여성봉 그 자태가 너무 사실적이다. -

 

큰 길을 건너 평양면옥에 들어가 시원한 꿩 냉면을 먹으며 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우리가 하산 할 때 쯤에는 해 맑은 햇 볕이 쏟아지고 있었다. 도봉산은 그 넓은 품과 웅장하면서 호쾌한 산세에 앞도 당하는 암벽의 정수가 산행의 멋과 맛을 함께 선사해 준다. 언제나 정다운 님들과 같이하는 산행은 산행을 거듭 할수록 정이 쌓여가는 과정이다. 욕심 부리지 않고 마음을 비우면서 더불어 산행하는 우리들의 행진은 계속 될 것으로 믿으며, 오늘도 무사히 함께 산행 해 주신 님들에게 몸도 마음도 건강 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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