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295

백수의 일상 - 579. <나의 언어의 한계는 나의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포퓰리즘·신자유주의… 당신은 본래 의미 알고 비난하나 정치적 목적 따라 비틀린 개념, 프린스턴대 교수가 설명하는 책 정치권 동네북 된 ‘포퓰리스트’ “대중의 편에 선 자신은 善, 남은 惡으로 몰아 이익 꾀해” 보수 때리는 단어 ‘신자유주의’ “20세기 초 전체주의에 반발해 시장 개방성을 유지하려 탄생” 해롤드 제임스 지음|안세민 옮김|앤의서재|512쪽|2만2000원 ‘임대차 3법’ ‘긴급재난 지원금’ ‘도어스테핑 회견’… 근 몇 년 동안 정부의 새로운 정책이 나올 때마다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꼬리표가 완제품의 라벨처럼 따라붙는다. 포퓰리즘은 여당과 야당 상관없이 서로를 공격하기 위해 가장 즐겨 쓰는 ‘언어 폭탄’이다. 정치학자들은 ‘대중을 대표한다고 주장하는 사람’ ‘지킬 수 없는 공약을 하는 사람’ ..

Book Review 2022.07.17

백수의 일상 - 553. <외국인의 눈으로 본 조선>

“외국인의 눈으로 본 조선… 그 1만1000권에 매혹됐죠” 역사 에세이 ‘1만 1천 권의 조선’ 펴낸 소설가 김인숙 ‘명지-LG한국학자료관’의 책… 3년간 거의 매일 출근하며 탐닉. “학술 목적으로만 공개되는 희한하고 희귀한, 황홀한 책들 일반인에게도 알리고 싶었다” 소설가 김인숙이 ‘명지-LG한국학자료관’ 책장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는 “욕심 같으면 이 책들을 파노라마 사진으로 모두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고운호 기자 “읽히는 책이 아니라, 이곳의 책들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 글은 보탤 뿐이죠.” 지난 4일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 인문캠퍼스 ‘명지-LG한국학자료관’에서 만난 소설가 김인숙(59)은 신작 역사에세이 ‘1만 1천권의 조선’(은행나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곳은 명지대학교..

Book Review 2022.07.06

백수의 일상 - 532.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키 150센티미터의 커피나무 한 그루가 프랑스와 유럽사를 바꾸었다. ‘루이 14세의 커피나무’로, 1714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장이 루이 14세에게 바친 선물이었다. ‘루이 14세의 커피나무’에서 가능성을 발견한 이는 프랑스령 마르티니크섬 근무 경험이 있는 해군대위 출신 가브리엘 드 클리외였다. 어렵게 커피나무 한 그루를 구한 그는 온갖 고난을 겪으며 그 나무를 마르티니크로 가져가 심게 했고, 놀라운 생산량을 기록하며 몇십 년 후 전 세계 커피산업과 커피무역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나폴레옹은 커피를 군대에 맨 처음 보급한 인물이다. 그는 왜 자신의 군대에 커피를 보급하려 애썼을까? 영양분이 거의 없는데도 왠지 힘이 나게 하는 ‘검은 음료’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은 군..

Book Review 2022.06.26

백수의 일상 - 518. <나이 드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

“평생 죽어라 일만 하며 살았습니다. 가족도 있고, 집도 있고, 매달 꼬박 적금도 붓고, 직장도 정년까지 다녔으니 노후에도 당연히 별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50대부터는 내 예상 밖의 일들이 벌어진다는 걸 그때는 몰랐습니다. 이런 책이 좀 더 빨리 나왔더라면, 지금쯤 내 인생이 훨씬 편해졌을 텐데…….” 돈과 재산, 건강, 황혼이혼, 유산 상속, 치매와 요양까지 50세 이후부터 일어나기 쉬운 대표적인 노후 문제들을 정리한 책 《나이 드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가 국내에 출간되었다. 50세부터 100세까지, 각 연령마다 발생할 노후 문제와 해결책을 연표식 구성으로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이 책은 일본 중장년층으로부터 ‘초초고령화 시대에 꼭 필요한 노후 매뉴얼’이라는 극찬을, 노년층에게는 ‘자녀에게만큼..

Book Review 2022.06.16

백수의 일상 - 508. <진리의 발견>

야심 차고 도발적인 이 책은 경계를 넘어 인식의 지평을 넓힌 인물들의 전기(傳記)이자 과학사이자 문학사이며, 러브스토리『진리의 발견』. 1700년대부터 현재까지 네 세기에 걸쳐 역사적 인물들의 서로 교차하는 삶을 통해 복잡함과 다양성, 사랑이라는 감정의 모순, 진실과 의미와 초월에 대한 인간의 도전을 탐험한다. 행성 운동 법칙을 발견한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과학에서 여성의 길을 닦은 천문학자 마리아 미첼과 조각 예술에서 성별이라는 견고한 암석을 부수어낸 해리엇 호스머, 문학비평가이자 〈뉴욕 타임스〉 최초의 여성 편집자로 여성주의 운동에 불을 지핀 마거릿 풀러, 시인 에밀리 디킨슨을 거쳐 환경 운동을 촉발한 해양생물학자이자 작가인 레이철 카슨에서 끝을 맺는다. 대부분 여성이며 성소..

Book Review 2022.06.11

백수의 일상 - 502.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

내 편이냐 아니냐… 요즘 美 정치도 ‘훌리건’이 좌우한다. 美 언론 VOX 창립자의 정치 진단 “반대편 정당에 대한 증오로 투표”하고, 정치에 관심 많은 유권자일수록 지지 정당을 자기 정체성으로 삼아서, 후보의 특징·공약·이념보다 ‘우리 편의 승리’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 에즈라 클라인 지음|황성연 옮김|윌북|344쪽|1만8800원 지난 1일 지방선거는 여당 압승으로 끝났다. ‘검수완박’ 행보를 응징하고자 하는 여당 지지자, 계양으로 간 대선 후보의 “정치 생명 ‘끽’”을 막기 위한 야당 지지자가 투표에 나섰다. 지역 밀착 공약은 잡음처럼 들렸다. 어느 순간 정치는 ‘궁지에 빠진 우리 편’과 ‘사악한 저쪽 편’의 이분법이 됐다. 미국 저널리스트로 대안 언론 ‘VOX’를 창립한 에..

Book Review 2022.06.08

백수의 일상 - 499. <『걷기의 세계』당신의 뇌에 줄 수 있는 선물은 걷는 것이다>

“당신의 뇌에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당장 일어나 걷는 것이다!” “걸으며 생각한 것만이 가치가 있다.” - 프리드리히 니체 걷기는 왜 몸에 좋고, 뇌에 좋으며, 나아가 어떻게 더 나은 사회와 문명을 만드는가? 인간의 걷기는 침팬지 같은 다른 영장류의 걷기와 무엇이 다른가? 걷기는 어떻게 우리가 생각하고 추론하며 기억하고 읽고 쓰는 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그리고 이건 어떻게 과학적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 현대인은 기술의 발전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 스스로 몸을 움직여서 이동하는 일이 적어졌다. 도시 경관을 활보하며 과학, 자연, 건축, 문학을 되돌아보는 일은 우리의 삶에서 멀어져 버린 것이다. 그리고 움직임이 적어질수록 우리의 사고가 납작해지고 멍해진 걸 일상에서 종종 느낀다..

Book Review 2022.06.06

백수의 일상 - 458. <불륜과 이혼과 몰락...그래도 '온 힘을 다해' 살아간 나혜석>

나혜석(羅蕙錫, 1896년 4월 28일~1948년 12월 10일)은 일제강점기에 왕성하게 활동한 화가이자 작가, 시인, 조각가, 여성운동가, 사회운동가, 언론인이다. 이 책은 나혜석의 삶을 따라가며 우리가 알고 있는 나혜석의 삶과 나혜석이 지향했던 삶의 방향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글이다. 소설가 염상섭은 나혜석이 죽은 후, 그녀를 회고하는 간단한 글을 남긴다. 이 글에서 그는 나혜석을 타산적이고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언급한다. 김우영과의 결혼이 판단 근거이다. 사랑해서 결혼한 것이 아니라 생활의 안정을 보장해줄 ‘파트너’를 구해서 결혼했다는 것이다. 유학생활도 함께 하는 등 나혜석과 염상섭 간의 오랜 친분을 고려할 때, 악의적인 표현이고, 판단이다. 특히 ‘추도’의 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

Book Review 2022.05.08

백수의 일상 - 415. <'미라클 모닝' 필요 없다. 조금 게을러도 괜찮아!>

‘미라클 모닝’ 필요 없다, 조금 게을러도 괜찮아! 게으르다는 착각|데번 프라이스 지음|이현 옮김|웨일북|364쪽|1만8000원 야근을 하고도 상사를 실망시킬까 봐 두려워 덤으로 주어지는 일을 거절하지 못한다. 친구나 가족의 부름에 언제든지 응하며 지지와 조언을 아낌없이 준다. 깨어있는 모든 순간을 계획으로 채워넣으려고 한다. 스스로를 혹사하면서도 이 약속 저 약속을 하고 힘에 부치면 ‘나는 게을러’라고 자책한다. 항상 피곤하고 버거워하며, 자신에게 실망한다. ‘바로 내 이야기’라 생각하는 당신, 이 책을 펼쳐보시라. 사회심리학자로 시카고 로욜라대학 평생교육대학 교수인 저자는 “게으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현대사회에서 게으름처럼 보이는 것은 많은 경우 과로, 쇠약해진 정신건강, 번아웃을 부추..

Book Review 2022.04.18

백수의 일상 - 413. <『보이지 않는 중국』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에 빠진 이유.>

‘인적 자본’ 참사 수준… 中은 ‘중진국 함정’ 못 벗어나나 보이지 않는 중국|스콧 로젤·내털리 헬 지음|박민희 옮김|롤러코스터|356쪽|1만8000원 21세기는 ‘중국의 세기’라고들 했다. 우리 눈에 보이는 중국은 화려하다. 경제 규모는 미국에 이어서 2위로 ‘G2′로 꼽힌다. 스마트폰과 5G 통신 등 IT 분야에서 약진하고 있다. 위안화가 미국 달러를 대체하는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도 이어진다. 하지만 달의 뒷면처럼 보이지 않는 중국 역시 존재한다. 중국 본토를 40년간 누빈 개발경제학자인 저자는 중국이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에 빠져 고꾸라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진국 함정은 개발도상국이 중간 소득 국가 단계에서 성장력을 상실해 중진국에 머무르거나 다시 저소..

Book Review 2022.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