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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일상 - 677. <팔루스의 밀밭 여름 풍경>

지구상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경이롭고 놀라운 장소들이 존재한다. ​ 때로는 전혀 지구같지 않은,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풍경에 외계의 행성처럼 보이는 곳이 존재하는가 하면 ​ 분명히 지구이기는 한데 그 풍경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기에 감탄과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하는 곳이 있다. ​ 트로나 피너클스나 비스타이 대너진이 전자라면 팔루스는 후자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팔루스라는 말을 듣는다면 심리학자나 상담학자들은 곧바로 남성의 성기를 떠올리겠지만 ​ 사진을 좀 찍었다거나 해외 출사를 다녀 본 사람은 팔루스라는 말을 들으면 곧바로 밀밭을 떠올린다. 그만큼 팔루스는 밀밭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 Palouse는 팔루스보다는 펄루스라는 발음에 더 가깝다. ​ 펄루스의 어원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 ..

지평선 2022.08.14

백수의 일상 - 676. <바보같이 살아도 큰일 나지 않고, 좀 논다고 굶어 죽지 않더라>

“바보같이 살아도 큰일 나지 않고, 좀 논다고 굶어 죽지 않더라” “부부가 둘 다 퇴사하고 놉니다” 편성준·윤혜자 부부가 사는 법. 편성준·윤혜자 부부는 ‘노는 삶’을 사는 동안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좋은 사람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 그렇지 않으면, 좋은 사람들이 우리와 놀아주지 않을 테니까!” 인터뷰 내내 성북동 ‘소행성’에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여보, 나 아무래도 회사를 그만둬야겠어.” “응, 그렇게 해. 결심하느라 마음고생 했겠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고달픈 나날을 보내는 가장이라면 한 번쯤 꿈꿔봤을 법한 이 장면은 2019년 4월 당시 26년 차 광고회사 카피라이터였던 편성준(56)이 아내 윤혜자(52)와 나눈 대화다..

지평선 2022.08.14

백수의 일상 - 675. <한 남자의 고백>

한 남자의 고백 일러스트레이션 서장원 기자 나는 1870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수도였던 빈 근교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려서 많이 아팠습니다. 잘 걷지 못하는 병으로 늘 집 안에서 지냈습니다. 창밖으로 친구들이 뛰어노는 모습이 정말 부러웠죠. 고집을 부려 밖에서 놀다 보니 신기하게도 병이 나았습니다. 너무 심하게 놀았나요? 추운 날씨에 폐렴에 걸려 죽을 뻔하다가 살아났습니다. 의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빈 의과대를 졸업했습니다. 졸업 후에 안과 의사, 일반 의사를 거쳐 정신과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정신분석학 이야기를 듣고 프로이트 박사 모임에 들어갔습니다. 계속 있었다면 후계자가 되었을까요? 박사와 나는 성격부터 너무 달랐습니다. 그의 이론에 어긋나는 주장을 하다가 쫓겨날 지경에 ..

지평선 2022.08.14

백수의 일상 - 674. <혼자이고 싶어서, 북유럽>

혼자이고 싶어서, 북유럽 핀란드, 노르웨이, 페로제도, 아이슬란드 여행기 『혼자이고 싶어서, 북유럽』(핀란드, 노르웨이, 페로제도 아이슬란드 여행기)은 저자가 여행을 통해 자기 자신을 찾아가며, 삶의 상처를 치유한 기록이다. 늦은 나이에 여성의 몸으로 홀로 떠난 북유럽 여행은 저자에게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이었다. 힘들고 외로운 순간도 많았지만, 여행이 끝난 자리에서 돌아본 그 시간은 다시는 오지 않을 빛나고 아름다운 날들이었다. 이 책은 힘들고 외롭고 아름다웠던 그 여행의 순간순간을 섬세하게 기록한 메모를 바탕으로 쓰였다. 그만큼 『혼자이고 싶어서, 북유럽』이 들려주는 북유럽 이야기는 생생하다. 잊을 수 없는 풍경을 마주하고, 낯선 사람을 만나는 등 저자가 여행지에서 경험한 사건들이 읽는 이의 눈앞에 바..

Book Review 2022.08.14

백수의 일상 673. <‘신의 음료’ 對 ‘하얀 독약’ 우유를 둘러싼 1만년 논쟁>

‘신의 음료’ 對 ‘하얀 독약’ 우유를 둘러싼 1만년 논쟁 우유의 역사 : 마크 쿨란스키 지음|김정희 옮김|와이즈맵|472쪽|1만9000원 “젖비린내 나는 놈들!”이라는 욕설은 고대 로마에서도 유효했다. 현재와 달리 ‘어리고 약하다’는 뜻이 아니라 ‘무식하고 미개하다’는 의미로 쓰였다. 당시 신선한 우유는 농장에서만 마실 수 있었기 때문에 농부들이나 마시는 하층민 음식으로 인식됐다. 로마인들은 우유를 지나치게 먹는 것을 미개하다는 증거로 받아들였다. 우유는 기온에 민감한지라 남유럽보다 북유럽에서 보존 기간이 훨씬 길었고, 북유럽 사람들이 우유를 훨씬 많이 소비했다. 로마를 비롯한 고대 남부 유럽에서는 유제품을 많이 먹는 것이 북부인들의 본성이 야만적인 증거라며 그들을 경멸하는 문화가 형성됐다. 카이사르는..

지평선 2022.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