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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일상 - 571. <말, 그 치유의 힘>

말, 그 치유의 힘 일러스트레이션 서장원 기자 지금은 정신분석 시간입니다. 분석을 받는 사람이 분석가인 내게 농담을 합니다. 나는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하나요? 웃어야 하나요, 아니면 웃음을 참아야 할까요? 정신분석의 메카로 불리던 미국 뉴욕시의 저명 분석가 두 사람이 오래전에 농담을 둘러싸고 논쟁을 했습니다. 한 사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분석가는 청중이 아니고 치료하는 사람이므로 농담에 웃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은 반박했습니다. 웃음을 억지로 참으면 인간적이지 않고, 농담을 한 사람이 거리감을 느끼며, 그 사람에게 거부당한 느낌을 주니까 자연스럽게 웃어야 한다고.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웃기는 이야기면 당연히 웃어야 합니다. 하지만 분석에서는 웃고 넘기기로 끝내면 도움이 안 됩니다. 그가, 그녀가..

지평선 2022.07.14

백수의 일상 - 570. <정치의 공간과 기술의 공간>

정치의 공간과 기술의 공간 염재호 고려대 명예교수·전 총장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에 기쁜 소식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 달 21일 2010년부터 2023년까지 1조 9572억원의 개발비가 들어가는 우리 자체기술의 인공위성 누리호가 마침내 발사에 성공했다. 세계 7대 우주강국에 진입한 감격적 순간이었다. 이는 항공우주연구원만의 쾌거뿐 아니라 참여한 많은 민간기술의 승리이기도 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에 탑재된 액체로켓 엔진기술을 개발하여 6개 엔진의 조립과 납품을 총괄했다고 한다. 한화 김승연 회장은 누리호의 성공을 보고 프로젝트 개발에 참여한 임직원들에게 “지난 십여년 세월 동안 여러분이 흘린 뜨거운 땀방울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편지를 보내 격려했다고 한다. 지난 주에는 프린스턴대학교의 허준이 교..

지평선 2022.07.13

백수의 일상 - 569. < 올레길 숨은 비경, 소천지 가보셨나요.>

한라산과 백두산 한꺼번에.. 올레길 숨은 비경, 소천지 가보셨나요. 자연의 조각품 한라를 품다/백두산 천지 축소판 소천지에 한라산 데칼코마니로 투영/하늘·바람·날씨 ‘타이밍’ 맞아야 신비로운 절경 감상/자구리해안 이중섭 흔적 가득/오늘은 녹차한잔...초록과 파랑 사이 내가 물든다 소천지 전경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맑고 투명한 바다는 호수처럼 고요하다. 덕분에 거울 같은 물 위에 한 치 오차 없이 그대로 투영된 신비로운 기암괴석 병풍. 여기에 저 멀리 어머니 품처럼 부드러운 한라산 곡선까지 데칼코마니처럼 담긴 모습이라니. 소천지 가장 높은 바위에 앉으면 백두산과 한라산을 한꺼번에 모아놓은 듯한 환상적인 풍경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한라산을 담는 소천지 비경 소천지 전경 ◆올레길 비경 소천지를 아십니까 ..

지평선 2022.07.13

백수의 일상 - 568. <의존과 자립, 평생의 숙제>

의존과 자립, 평생의 숙제 일러스트레이션 권기령 기자 나오자마자 벌떡 일어서는 어린 짐승과 달리 아기는 엄마에게 매달려 몇 년을 보내야 유치원에 갑니다. 의존해야 젖도 먹고 마음도 큽니다. 성숙한 인간은 의존형 인간에 세월이 더해져 숙성된 결과입니다. 엄마가 꽤 괜찮은 능동적인 엄마여야 가능하고, 보살핌이 부족하면 몸과 마음에 장애가 남습니다. 소아과 의사이자 분석가인 영국의 도널드 위니컷은 아기와 엄마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젖 먹이고 안아 주는 별개의 사람 정도로 엄마를 피동적 존재로 여겼던 지크문트 프로이트와 달리 위니컷은 엄마와 아기를 한 팀으로 생각했습니다. 엄마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던 아기가 점점 자립적인 존재로 변화하는 과정을 자세히 기술했습니다. 물론 어른이 되어도 그 누구..

지평선 2022.07.12

백수의 일상 - 567. <영국인 마음 사로잡는 다이애나 스타일링>

브리티시 패션 퀸, 케이트 미들턴 스타일 프린세스 다이애나 뒤를 이어 영국 패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는 케임브리지 공작부인 케이트 미들턴이 엘리자베스 2세 즉위 70주년 행사인 플래티넘 주빌리를 통해 다시 한번 탁월한 패션 감각을 세계에 뽐냈다. ‘Kate Middleton Effect(케이트 미들턴 효과)’라는 신조어가 있다. 영국 왕세손비 케이트 미들턴이 선보인 옷이나 액세서리가 순식간에 품절되는 사태를 설명하는 말이다. 그녀가 영국은 물론 미국과 유럽 패션 시장에까지 미치는 영향력을 증명한다. 6월 초 영국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취임 70주년 행사는 케이트 미들턴의 패션 센스를 다시 한번 대중에게 확인시키는 무대였다. 6월 2일부터 5일까지 4일에 걸쳐 진행된 ‘플래티넘 주빌리’ 기간 동안 영..

지평선 2022.07.12

백수의 일상 - 566. <현장에 가면 보입니다>

兆단위 굴리는 스타 PB “책상에선 돈되는 기업 못찾는다” 연봉 24억 서재영 NH증권 상무, 그의 하루를 쫓아가보니… 20여년간 업계 최고 PB 타이틀을 거머쥔 서재영 NH투자증권 상무는 두 가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첫째, 사무실에 앉아서 고객 전화를 받지 않는다. 무조건 현장에 나간다. 둘째, 특정 상품을 사달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고객 비즈니스에 도움되는 정보를 주고, 사람을 연결해줌으로써 그들이 나를 찾게 만든다. 그의 독특한 업무방식을 보고 배우기 위해 하루만 따라다닐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하는 후배 PB들도 있다고 했다./사진=조선일보DB “(투자를) 잠깐 쉬시죠. 현금화해서 들고 계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주가가 평균 30%, 집값은 수억원씩 떨어지는 ‘투자 빙하기’에 추위를 타..

지평선 2022.07.11

백수의 일상 - 565. <“여성들이여 SNS에 써라, 당신이 얼마나 멋진지”>

“여성들이여 SNS에 써라, 당신이 얼마나 멋진지” [Interview] 74세에 수영복 표지모델 발탁 일론 머스크 母 사진 뉴스1 우리나라에 ‘인생은 60대부터’라는 말을 증명하는 배우 윤여정, 유튜버 박막례·밀라논나가 있다면, 미국엔 메이 머스크(Maye Musk)가 있다. 올해 74세(미국 나이)인 메이는 북미·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20대부터 영양사와 모델로 활동하다 60세에 가까운 나이에 ‘흰 머리’ 모델로 유명세를 떨치기 시작했다. 67세에 버진아메리카항공 모델로 발탁되고, 69세에 메이크업 브랜드 ‘커버걸’의 최고령 모델이 됐다. 그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들보다 내가 먼저 유명했다”고 말하곤 한다. 5월 16일 발행된 세계적인 스포츠 잡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표지모델이 된 메이..

지평선 2022.07.11

백수의 일상 - 564. <보고 싶은 것만 보기>

“보고 싶은 것만 보기” 일러스트레이션 서장원 기자 지루할 정도로 논란이 계속되는 일부 연예인들의 일탈 행위에 우리는 왜 실망할까요? 그들을 이상화(理想化)라는 환상 속에서 만나 왔기 때문이다. 보고 싶은 부분만을 그들에게 투사하면서 전체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일이 생기면 환상은 쉽게 무너집니다. 성인(聖人)의 예도 있기는 하나 사람은 다 사람이고 다소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문제가 된 연예인은 변한 것이 없었을 겁니다. 그 사람을 전체로 보지 못하고 보고 싶은 부분을 전체로 착각했던 사람은 우리입니다. 연예인도, 그리고 정치인도 다 사람인데 우리가 환상을 만들어내고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겁니다. 정치인들 사이의 끊임없는 다툼도 서로가 상대의 보고 싶은 부분만 보며, 보고 싶지 않은 면을 못 보거나 ..

지평선 2022.07.11

백수의 일상 - 563. <CNN 이끄는 한국계 파워우먼 "성공 스토리">

세계 최대 뉴스 채널 지휘하는 CNN 인터내셔널 수석부사장 일레이나 리. 지난달 중순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만난 일레이나 리 CNN 인터내셔널 수석부사장은 “언론인은 소방수와 같다”고 했다. 전쟁·지진과 같은 참사에 누구보다 먼저 가서 취재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앉아서 노트북으로만 일하는 게 가장 싫어요. 발로 뛰고, 직접 보고 듣고 느껴야 관점이 생기고 제대로 된 보도를 할 수 있으니까요.”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사상 첫 미·북 정상회담이 열렸다. 주요 내·외신은 일제히 싱가포르로 취재진을 급파했다. 세계 최대 뉴스 네트워크인 CNN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행기에서 내리는 장면부터 생중계했다. 앤더슨 쿠퍼, 크리스티안 아..

지평선 2022.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