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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일상 - 591. <푸치니의 고향 루카, 오페라 ‘나비부인’이 살아 있는 곳. >

푸치니의 고향 루카, 오페라 ‘나비부인’이 살아 있는 곳. 루카의 첫 인상은 낮고 견고해 보이는 성벽이다. 성벽에는 둥근 해자(垓字)가 있어 도시가 보이지 않도록 철저하게 막혀있다. 성 안에는 유난히 많은 성당과 오래된 유적들이 있어 고풍이 넘치는 도시다. 결코 크지 않은 이 도시의 골목은 미로 같아, 자꾸만 길을 잃게 한다. 헤매던 골목에서 잘생기고 매력적인 푸치니를 만난다. 손가락에 담배를 낀 푸치니는 유혹적인 미소를 던지고 있다. 루카 성곽. 성벽에 굳게 가려진 도시 루카(Lucca)는 세기의 오페라 작곡가인 자코모 푸치니(1858~1924)의 고향이다. 루카는 성벽과 나무로 도시를 가리고 있다. 여전히 견고해 보이는 이 성벽은 1504년부터 공사가 시작돼 1648년에 완공됐다. 성벽 모서리에는 둥..

지평선 2022.07.22

백수의 일상 - 590. <부정적인 외로움, 긍정적인 고독>

부정적인 외로움, 긍정적인 고독 외로움을 말로 옮기기는 어렵습니다. 들어줄 상대가 없습니다.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지만, 현대인의 외로움은 역설이자 모순입니다. e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화상회의가 넘쳐나는데도 네 사람 중 한 사람은 만성 외로움에 빠져 있다고 합니다. 두 해 이상 지속되면 만성으로 여깁니다. 취미 활동을 하거나 모임에 참여해 외로움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외로움만으로 끝나지도 않습니다. 면역 기능이 떨어지면서 여기저기 아프고, 먹는 것으로 달래려다가 비만, 당뇨, 고혈압이 생깁니다. 우울증이 겹치면 술 중독, 자살 생각, 자살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유전학적 변화가 생긴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만성 외로움은 개인의 취약성, 자기 조절 능력, 외톨이 대처..

지평선 2022.07.22

백수의 일상 - 589. <품위 있는 노인>

품위 있는 노인 조지 휘팅(George A. Whiting)이 작사하고 월터 도널드슨(Walter Donaldson)이 작곡한 ‘마이 블루 헤븐(My Blue Heaven)’은 1927년에 처음 음반으로 발매된 이래로 현재까지 수없이 재생되는 노래다. 폴 화이트맨(Paul Whiteman)과 그의 악단이 연주하고 빙 크로스비(Bing Crosby)가 노래한 버전(version)과 진 오스틴(Gene Austin)이 노래한 초기 버전이 유명하고, 이후로 수많은 가수와 밴드가 연주했다. 광복 이전에 발매된 노래 중 이 노래의 번안곡으로 총 6곡을 찾았다. 가사지와 음원이 발견되지는 않았으나, 1929년에 홍문희가 발표한 ‘푸른 하늘(청공)’과 1935년에 김연월이 발표한 ‘청공’은 ‘마이 블루 헤븐’의 번안..

지평선 2022.07.21

백수의 일상 - 588. <매력의 뒷모습>

매력의 뒷모습 세상이 매력으로 넘쳐납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TV 화면에서도 매력 만점인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보입니다. 궁핍했던 반세기 전과 비교하면 ‘대한민국 매력 총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을 겁니다. 해외에서도 한국인 관광객은 세련된 옷차림을 하기로 유명합니다. 이렇게 매력적인 세상이라면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 배려와 사랑이 넘쳐나야 되지 않을까요? 기대는 빗나가고 현실은 삭막합니다. 매력은 불꽃이나 향수와 같이 퍼져 나갑니다. 끌림 현상을 뇌의 화학반응으로 설명하는 연구도 있습니다. 매력을 느끼는 관점은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외모 머리 행동 성격 직업 배경 어디에서 매력을 느끼시나요? ‘미녀와 야수’처럼 유별난 점에 나만의 매력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매력의 대상을 나누면 몸 마음 행동입니다. ..

지평선 2022.07.21

백수의 일상 - 587. <발견하는 순간 사형선고? 췌장암 조금이라도 빨리 알수있는 팁>

발견하는 순간 사형선고? 췌장암 조금이라도 빨리 알수있는 팁 센터 탐방 연세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 연세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센터장 강창무·사진 가운데) 의료진들은 주 2회 다학제 진료를 진행하고 환자 상태에 따라 다양한 치료를 적용해 치료율 향상에 나선다. [사진 연세암병원] 췌장암은 악명 높은 암으로 통한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13.9%로 전체 암 생존율 70.7%에 크게 못 미친다. 췌장암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이 5년 안에 사망한다. 췌장암 진단이 곧 사형선고로 비칠 정도다. 췌장암 생존율이 낮은 건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데다 수술이 고난도고 회복이 더디며 재발 우려가 큰 탓이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환자 상태에 맞춰 수술·약물·..

지평선 2022.07.20

백수의 일상 - 586. <코로나에 안 걸린 사람들>

코로나에 안 걸린 사람들 한 의료인이 확진자를 여러 번 접촉했는데도 그때마다 코로나 음성으로 나왔다며, 자신은 코로나에 안 걸리는 체질이라고 했다. 정말 그런지 혈액검사를 해봤다. 백신으로 생성된 항체, 감염으로 생긴 항체, 둘 다 있었다. 즉 코로나에 걸렸는데 모르고 지나간 것이다. 젊은 사람이 지금까지 코로나에 안 걸렸다고 하면, 이 경우일 가능성이 크다. 외국 조사로, 40세 이하 절반이 무증상 감염자였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대 연구팀이 건장한 남녀 34명 자원자에게 낮은 용량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직접 주입한 뒤, 관찰하는 실험을 했다. 16명이 끝내 감염되지 않았다. 면역 체계는 항체를 만들어서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돌기가 몸에 침입하는 것을 막는 초병 역할의 B세포, 감염된 세포를 물리치는 ..

지평선 2022.07.20

백수의 일상 - 585. <기다렸어! 꼰대 말고 진짜 어른>

기다렸어! 꼰대 말고 진짜 어른 방송가에 은빛 물결이 넘실대고 있다. 1937년생 김영옥, 1941년생 나문희 등 여든을 넘긴 배우들이 각종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 있다. 1947년생 윤여정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삶의 어느 순간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으며 솔직하지만 따스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진짜 어른’들. 이들은 어떻게 지금 한꺼번에 우리 앞에 나타난 걸까. 시니어 합창단 ‘뜨거운 씽어즈’가 5월 6일 열린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축하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데뷔 57년 만에 영화 ‘아이 캔 스피크’로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을 받았습니다. 그때 나문희의 전성시대라는 말을 들었어요. 제 나이가 일흔여덟이었는데 말이죠. 넘어지고 일어서고 좌절하고 성장하면서 버티고 또 버틴 ..

지평선 2022.07.19

백수의 일상 - 584. <르네상스 꽃피운 피렌체의 힘은 무엇인가?>

르네상스 꽃피운 피렌체… 어떻게 그 많은 인재를 길러냈을까 피렌체의 힘 13세기 말부터 17세기 초까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는 회화, 조각, 건축, 문학, 과학, 정치학 등 광범위한 부문에서 창의적 인재들이 연이어 등장해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세대마다 위대한 예술가와 학자들이 계속 등장한 배경으로 오랜 숙성 끝에 높은 경지에 도달한 도시·국가의 문화 환경을 꼽을 수 있다. 혁신 인재들이 새로운 예술과 학문을 발전시켜 인류의 자산을 확대한 것이다. 그림은 1493년에 출간된 책에 담긴 피렌체 전경으로 하르트만 셰델의 목판 작품이다. 강 왼편의 커다란 돔 건물이 두오모 성당이다. /위키피디아 인류 역사를 보면 어느 시대의 한 도시에 최고의 창의적 천재들이 연이어 등장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지평선 2022.07.19

백수의 일상 - 583. <불안과 은어의 산사태>

불안과 은어의 산사태 사진 셔터스톡 지난 몇 주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불안한 경제 소식으로 가득 찬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불안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언론 매체들은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국의 저명한 경제 저널을 인용하면서 전 세계적인 경제 불안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해주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전 세계 증시 급락, 가상화폐 투매’ ‘파월, 연착륙은 매우 도전적인 일’ ‘아이켄그린, 금리 인상의 대가는 침체’ 등이 대표적이다. 이 세 개의 뉴스 헤드라인을 통해 우리는 최근 전 세계 주식시장, 암호화폐 시장이 불안해졌고, 이런 불안의 한가운데 연준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연준은 미..

지평선 2022.07.19

백수의 일상 - 582. <‘지지율의 덫’에 갇힌 윤 대통령>

세계를 보는 안목 키우고 협상·타협의 정치 나서야 ‘지지율의 덫’에 갇힌 윤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것을 놓고 수많은 분석이 쏟아졌다. 도어스테핑에서의 말실수에서부터 인사 실패, 고금리·고물가·고달러 등 외부 경제 요인의 변화, 지난 10년간 진행된 세계적 정치 양극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인이 거론된다. 이런 요인들도 모두 크고 작은 영향이 있겠지만, 사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후보 시절부터 독특한 점을 가지고 있었고 어찌 보면 지금의 지지율 하락 현상은 별로 놀랍지 않다. 최근 몇 주가 아니라 최소한 지난 1년간의 변화를 보아야 하고, 역대 대통령들과의 비교도 도움이 된다. 그래야 윤 대통령이 처해 있는 정치 지형의 특징이 드러나고 향후 국정운영의 전략이 나온다. 여러 ..

지평선 2022.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