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毒)의 꽃, 그 향기가 내품는 독(毒)과 약(藥)' “삶이란 책 한 장 한 장에는 독이 묻어 있어. 네가 손가락에 침을 발라 책장을 모두 넘기고 나면, 그로 인해 중독되고 탈진하여 죽음에 이르게 돼. 그러나 너는 그때 비로소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되지”(최수철의「독의 꽃」 520p) 조명구는 “모든 살아있는 것은 독의 꽃”이라고 한다. 그는 자신과 주변의 삶에서 힘겹게 뽑아낸 독으로 정성껏 한 페이지 한 페이지씩 책장을 채워 갔다. 독이 묻은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자, 한 송이 꽃이 환하게 피어났다. 이제 그의 몸에는 한 방울의 독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는 책이 되었고 꽃으로 화했다. “내 이야기는, 한 방울의 물과도 같은 한 인간의 생명, 독일 수도 있고 약일 수도 있는 그 물방울 하나의 생성에서 ..